폐기물 처리용·식용… 돈 되는 ‘착한 곤충’ [조선일보 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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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처리용·식용… 돈 되는 ‘착한 곤충’ [조선일보 최형석 기자]

폐기물 처리용·식용… 돈 되는 ‘착한 곤충’

곤충산업이 쑥쑥 큰다

입력 2022.07.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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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이나 사료용, 애완용 등으로 쓰이는 국내 곤충 산업 규모가 지난해 446억원으로 성장했다. 1년 전보다 32억원(7.7%) 증가한 것이다. 사진은 지난 2015년 5월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경기 오산시 물향기수목원에서 주최한 ‘곤충산업 기획 전시회’에서 어린이들이 곤충으로 만든 과자, 양갱 등을 먹는 모습. /뉴시스

스타트업 ‘푸디웜’은 동애등에라는 파리과 곤충의 유충·번데기로 반려동물이나 물고기 양식용 사료를 만든다. 동애등에는 음식 쓰레기, 축산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환경 정화 곤충으로도 불린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 쓰레기는 1만4000톤으로 처리 비용만 연간 8000억원인데 동애등에를 키우면 음식 쓰레기를 해결하고 사료도 만드는 일석이조 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대기업 롯데도 곤충 단백질 제품 연구·개발에 나섰다. 작년 11월 프랑스 스타트업 ‘인섹트(Ynsect)’와 곤충 단백질 활용 제품 개발 관련 상호협력의향서(LOI)를 맺었다. 식용 곤충은 단백질·무기질 등 영양분이 풍부할 뿐 아니라, 소·돼지보다 사육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 발생이 적어 지속 가능한 먹거리로 관심을 모은다.

곤충 산업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국내 곤충 산업 규모가 전년보다 32억원(7.7%) 증가한 446억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2017년(345억원)과 비교했을 때에는 30%가량 커졌다. 식용 곤충(231억원) 산업은 1년 전보다 9%, 사료용 곤충(109억원)은 17.2% 성장했다. 곤충 산업 업체도 1년 전보다 139개(4.8%) 증가한 3012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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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시장 2030년 6000억원 규모로 성장

작년 곤충별 판매액을 보면 풍뎅잇과 곤충인 흰점박이꽃무지가 166억원으로 가장 컸다. ‘굼벵이’로 불리는 유충이 약재나 식용으로 쓰인다. 동애등에(109억원), 유충 ‘밀웜’이 식용으로 사용되는 갈색거저리(39억원), 장수풍뎅이(28억원), 귀뚜라미(26억원), 사슴벌레(1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동애등에의 경우 판매액이 2017년 8억원에 그쳤지만 4년 동안 14배나 급증했다.

곤충 판매 용도별로는 식용이 231억원(51.8%)으로 비중이 제일 컸고, 사료용(109억원·24.4%), 학습·애완용(42억원·9.4%), 기타(64억원·14.3%) 순이었다.

농식품부는 2018년 2650억원 규모였던 학습·애완·식용 목적의 곤충 산업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631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농가 소득 증대 등을 위해 아예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2019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안형근 농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은 “곤충은 식품, 사료, 학습·애완, 화장품, 신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유망한 생물자원으로, 관련 산업의 규모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도 곤충 바람

충북 괴산군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국비 35억원, 도비 10억5000만원 등 총 70억원을 들여 사리면 이곡리 일대에 지상 3층 규모 곤충 산업 거점 단지를 조성 중이다. 이곳에는 곤충 홍보·판매관, R&D 시설 등이 들어선다. 푸디웜이 위탁을 받아 2023년부터 5년 동안 단지를 운영한다.

괴산군 외 경북 예천군도 지난달 공모를 거쳐 농식품부 ‘곤충산업 거점 단지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지보면 매창리 일원에 향후 3년간 총사업비 200억원이 투입돼 곤충·양잠산업 거점 단지가 조성된다. 곤충 농장, 곤충 원료를 식의약품 소재로 가공할 소재가공센터 등이 들어선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함평나비축제 같은 지자체 곤충 축제가 총 17개 열렸고, 방문객 121만명이 참여했다. 국비 등 116억원의 정부 자금이 곤충 사육 시설, 곤충 관련 행사 등에 지원됐다. 지역별 곤충 산업 신고 현황은 경기도가 744개로 가장 많았고 경북(515개)·충남(364개)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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