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에 ‘귀뚜라미’ 넣은 일본 고교…학부모 항의 빗발

박용하 기자

미래식량 ‘곤충식’ 지속 여부 고민

급식에 ‘귀뚜라미’ 넣은 일본 고교…학부모 항의 빗발

일본 최초로 식용 귀뚜라미를 학교 급식에 도입한 한 고등학교가 ‘아이들에게 먹이지 말라’는 학부모들의 항의로 인해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미래의 식량인 ‘곤충식’을 현실에 도입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나, 사람들의 거부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28일 제이캐스트뉴스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쿠시마현의 코마츠시마니시 고등학교는 최근까지 귀뚜라미 가루를 이용한 급식을 두 차례 실시한 뒤 학부모들의 잇따른 항의를 받아 곤충식을 이어갈지를 고심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불만을 제기하는 전화가 너무 많이 와 위에서는 (곤충식을) 당분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학교는 지난해 11월 일본 내에서 식용 귀뚜라미를 처음으로 학교 급식에 도입해 관심을 모았다. 학교 측은 환경 문제를 생각하는 취지에서 고기 대신 귀뚜라미 가루를 첨가한 크로켓을 만들었으며, 재학생 170여명이 시식해 본 뒤 급식에 넣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뚜라미는 소나 돼지에 비해 100g당 단백질이 3배가량 많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10~30배 가량 적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급식이 결정된 뒤 누리꾼들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다. 누리꾼들은 거부감이 있을 수 있는 곤충식을 단체 급식으로 내놓은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으며, 학부모들은 곤충식의 안전성과 알레르기 문제 등을 지적했다.

학교 측은 곤충식을 먹을지 여부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으며, 특히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어 체질적으로 어려우면 먹지 말라는 공지를 내렸다. 하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줄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오해가 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곤충식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본의 저가 항공사 ‘집에어’는 귀뚜라미 가루로 만든 햄버거와 파스타를 싱가포르 등 4개 국제노선에 투입한 바 있으며, 일본 주택가에는 튀긴 메뚜기나 물장군으로 만든 음료수 등을 판매하는 자동판매기가 등장했다. 도쿠시마현에서는 귀뚜라미로 국물을 내고 고명으로도 얹은 라면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등장했다.

하지만 곤충식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히 도입에 난관이 되고 있다. 일본인 중 약 90%는 곤충을 먹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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