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따로 농업 연구는 이제 그만”…국가·지자체 농업연구기관 ‘협업’ 나선다.

윤희일 선임기자

농업 분야 협업은 ‘대세’

CES 2023에서도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 등 융합 및 협업 결과믈 대거 선보여

농촌진흥청이 충북농업기술원·제주도·성주군 등과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한 사료용 곤충 동애등에의 유충. 이들 기관은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동애등에를 가축은 물론 양식장 물고기와 반려동물 등을 위한 고급 사료로 개발, 해외시장까지 공략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촌진흥청이 충북농업기술원·제주도·성주군 등과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한 사료용 곤충 동애등에의 유충. 이들 기관은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동애등에를 가축은 물론 양식장 물고기와 반려동물 등을 위한 고급 사료로 개발, 해외시장까지 공략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농업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한국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지자체의 연구기관, 업계 등 다양한 분야의 협업과 융합이 아주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는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 등 여러 가지 기술의 융합과 협업으로 탄생한 최첨단 농업기술이 대거 선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국내 농업기술연구의 중심인 농촌진흥청과 그 산하 연구기관, 전국 지자체의 농업기술원 등은 각자의 관점에서 ‘연구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애써 개발한 기술이 산업화 또는 실용화되지 못하고 사장되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농촌진흥청과 그 산하 연구기관, 지자체 산하 연구기관, 농협, 업계 등이 협업을 통해 우리 농업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관심을 끌고 있다.

농진청, 충남 등 지자체와 농협·농기계조합 등과 협업해 ‘밭작물 스마트 기계화’ 추진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과학원과 원예특작과학원은 지난 27일 충남·경남·경북·전남 등 4개 지자체 산하 농업기술원, 전남서남부채소농업협동조합,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등과 ‘밭작물 스마트 기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협업에 들어갔다. 국내 농업계에서 이렇게 광범위한 협업이 진행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것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쌀농사의 경우 이앙·수확·탈곡 등 대부분의 농작업이 스마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계화가 진전되고 있지만, 밭작물은 아직도 상당수의 작업이 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협약에 참여한 기관·조합 등은 기계화에 적합한 작목을 확정하고 거기에 최적화된 농기계를 개발해 보급하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농업과학원은 파종·정식, 수확, 저장 등 밭 농업 분야의 기계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또 원예특작과학원은 기계화에 적합한 품종을 선발한 뒤 재배기술을 개발해 표준화하는 작업에 힘을 쏟는다. 농기계조합은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기계 제작에 나서고, 농협과 충남도농업기술원 등 지자체의 농업기술원은 개발된 기계화 재배 모델을 시연하고 농가에 보급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동애등에 등 곤충 산업 키워 세계시장 진출 위한 ‘글로법 협업’도 추진

농진청은 동애등에 등 사료용 곤충을 지자체 등과 공동 개발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협업’에 나선다. 농진청은 충북농업기술원·제주도·성주군 등과 함께 사료용 곤충인 동애등에의 활용방안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해 가축은 물론 양식장 물고기와 반려동물 등을 위한 고급 사료를 개발하기로 했다. 농진청은 특히 우리나라의 최첨단 곤충산업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한 고품질의 곤충단백질을 통해 아프리카를 지원하는 사업을 월드뱅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농진청은 밭작물 스마트 기계화·사료용 곤충 개발 이외에 가루쌀 산업 활성화, 농작물 병해충 예찰·예측 체계 개선, 고랭지 배추 안정생산 기반 강화 등 11개 과제를 협업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 ‘종횡무진 프로그램’ 또는 ‘유레카 프로그램’ 등의 이름을 붙여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농진청, 11개 협업 과제 선정

농진청은 향후 농업분야의 협업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27일과 28일 본청 농업과학도서관에서 ‘협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업 마당’을 열었다. 여기에서는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이 ‘융복합 창조-협업에 길이 있다’는 주제의 특강을 열었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이 지난 27일 농진청 농업과학도서관에서 ‘융복합 창조-협업에 길이 있다’는 주제의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이 지난 27일 농진청 농업과학도서관에서 ‘융복합 창조-협업에 길이 있다’는 주제의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방혜선 농진청 융복합혁신전략팀 과장은 “분야 간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융복합 시대’를 맞아 복잡한 농업 분야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들이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